스타링크·원웹 상륙…'하늘길 인터넷' 뚫린다

방송/통신입력 :2025-06-04 16:29:47    수정: 2025-06-05 09:16:32

정부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에 이어 영국 ‘원웹’의 국내 진출을 공식 승인하면서,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이 본격 개화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SK텔링크와, 원웹은 KT SAT·한화시스템과 각각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전파인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7월부터 ‘하늘길 인터넷’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스타링크·원웹 상륙 초읽기…정부 승인에 시장 판도 ‘지각변동’

저궤도 위성통신(LEO)은 지상에서 300~1천500km 사이의 저궤도에 다수의 소형 위성을 띄워 지연시간이 짧고 속도가 빠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정지궤도 위성(GEO) 대비 지연 시간이 20ms 내외로 짧아 영상통화, 실시간 스트리밍, 저지연 응답이 필수적인 서비스에 적합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미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영국 유텔샛의 ‘원웹’, 아마존의 ‘프로젝트 카이퍼’ 등 글로벌 기업들은 저궤도 위성망 구축에 수십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5천기 이상 위성을 띄워 전 세계 커버리지를 확보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는 지상망 대체 통신망으로 활용된 사례도 있다.

한국에서는 6G 시대를 대비한 인프라 확보, 산간·도서·해양 등 음영지역 해소, 재난통신망 백업 등의 수요가 맞물리며 저궤도 위성통신이 주목받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차, 방산 등 고속·저지연 통신 인프라가 필요한 산업 전반에서도 활용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 5월 말 스타링크와 원웹의 국경 간 공급 협정을 공식 승인했다. 이는 외국 통신 사업자가 국내에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에 따라,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와의 협정 체결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현재 이용자용 안테나에 대한 전파인증(적합성 평가)이 진행 중이며, 통상 1~2개월이 소요돼 빠르면 7월부터 국내 정식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관련 제도 정비에도 나섰다. 전파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육상·해상·항공 등 이동형지구국 정의를 신설했고, 서비스 사업자가 단말기를 일괄 허가받는 '단말 허가의제'도 도입했다. 또한 3천200억 원 규모의 6G 연계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R&D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파트너’로 참여…위성 생태계 형성 가속화

국내 기업들은 저궤도 위성통신 생태계의 중요한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위성을 직접 쏘거나 통신망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력 및 단말 공급 등을 통해 국내 확산과 서비스 안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SK텔링크는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재판매 계약을 체결한 뒤 시스템 연동을 마쳤으며, 최근 국경 간 공급협정 승인을 통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해양·항공·플랜트·재난안전 등 특수 수요에 맞춘 전용 요금제 및 단말 패키지를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스타링크는 최대 250Mbps 속도, 20ms 이하의 지연시간을 제공하며, 지상망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통신 백업망으로 활용 가능하다. SK텔링크는 SK ICT 인프라를 활용해 AI 분석, CCTV 안전관리, 양자암호 기반 보안 등과 연계한 융합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스페이스X 스타십(출처=스페이스X)

KT SAT은 원웹, 스타링크 양측과 리셀링 계약을 맺고 있다. 현재 적합성 평가를 마친 후 해양·항공 중심의 위성통신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텔리안테크는 원웹의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한화시스템은 원웹의 주요 투자자로서 위성망과 군 전술망 연계를 포함한 방산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쏠리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도 관련 R&D와 장비 개발에 참여하며 국내 위성통신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 국내는 현재 자체 저궤도 위성을 보유하지 않아 위성 및 발사체 분야 모두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저궤도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후 6G 위성 통신망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홍일 방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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