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남극, 처음으로 포착…"적도 아래 17도 내려가 찍었다" [우주로 간다]

과학입력 :2025-06-12 10:21:05    수정: 2025-06-12 11:19:00

유럽우주국(ESA) 과학자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의 남극을 촬영해 공개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들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진은 지난 3월 23일 ESA의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가 촬영한 태양 남극의 모습이다.

ESA의 태양 궤도선이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 남극을 촬영했다. (출처=ESA & NASA/태양 궤도선/EUI 팀, D. Berghmans (ROB))

지구와 다른 행성들은 '황도'라고 불리는 태양 적도와 일직선을 그리는 궤도로 태양을 공전 중이다. 하지만 솔라 오비터는 지난 몇 개월 간 태양 적도보다 약 17도 아래로 궤도를 기울여 운행하며 그 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태양의 남극을 처음으로 관측했다.

캐롤 먼델 ESA 과학 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오늘 인류 최초로 태양 극지방의 모습을 공개한다"며, "솔라 오비터 임무에서 공개된 이 새롭고 특별한 사진은 태양 과학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작이다"고 밝혔다.

태양 적도 아래 17도 각도에서 바라본 태양의 모습 (출처=ESA & NASA/태양 궤도선/EUI 팀)

새 이미지는 솔라 오비터에 탑재된 10개 관측 장비 중 3개를 사용해 광범위한 가시광선과 자외선 파장을 통해 태양 극지방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서 태양 자기장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습과, 태양풍을 구성하는 플라스마 기둥을 타고 특정 화학 원소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플라스마 기둥은 태양계 전체의 우주 기상 현상을 지배하는 대전 입자의 끊임없는 흐름이다.

ESA는 이 데이터가 향후 태양풍, 우주 날씨 및 태양의 약 11년 주기 활동 주기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솔라 오비터의 합성 이미지는 태양을 8개의 파장으로 보여주는데 각 파장은 태양 대기의 서로 다른 층과 온도를 보여준다. 위는 가시광선으로 본 태양 광구, 자기장 지도, 그리고 극 자외선으로 본 코로나이며, 아래는 자외선 관측 결과다. (출처=ESA & NASA/Solar Orbiter/PHI, EUI 및 SPICE 팀)

솔라 오비터는 편광 및 태양진동 영상 장치(PHI)를 사용해 태양 자기장을 측정했다. 대부분 태양 자기장은 북극과 남극 자기장이 뚜렷이 구분돼 측정되나, 이번에는 태양 남극에 북극과 남극에 자기장이 모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에서 태양의 남극은 북극과 남극의 자기장으로 소용돌이치고 있다.

ESA에 따르면, 이러한 자기장의 혼란 현상은 ‘태양 극대기(solar maximum)’에만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태양은 11년 주기로 활동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데 현재 태양은 활동이 최고치에 달하는 태양 극대기 기간이다.

이러한 자기 역전 현상은 극대기가 끝나고 태양 극소기에 접어들면 끝나게 될 예정이다. 약 5~6년 후 태양 극소기가 시작되면, 이 현상은 사라지고 태양 남극은 한 가지 유형의 자기장을 띌 예정이다.

김홍일 방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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