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韓 대학생도 봉?"…美서 무료로 쓰는 구글 제미나이, 프로모션 두고 韓 '차별'

컴퓨팅입력 :2025-06-20 15:05:58    수정:

구글이 인공지능(AI) '제미나이'의 대중적 활용 가능성을 강조하며 국내 체험 행사를 열었으나 정작 미국 대학생들에게만 유료 기능을 무료 제공하는 프로모션 정책을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나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글로벌 확장'을 내세우면서도 국내 이용자는 배제돼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20일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 본사에서 '제미나이 워크숍 : 티치 미 하우 투 제미나이'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음성 대화 기능을 포함한 '제미나이' 최신 기능과 새로운 생성형 AI 도구들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기환 구글코리아 매니저가 '딥리서치', '제미나이 라이브' 등 핵심 기능을 발표했다. 이어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제미나이'를 활용한 일상 접목 사례를 직접 소개했다. 다만 미국 대학생들에게는 유료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 정책이 시행 중인 데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 적용되지 않아 이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2025 AI 워크숍 (사진=구글코리아)

"더는 실험실 이론이 아니다"…구글이 제시한 AI 활용법은?

이날 구글코리아는 '제미나이'의 진화 과정과 활용 방안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모바일·웹·음성 등 멀티모달 환경에서 실제로 사용 가능한 기능을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며 기술 확산만큼이나 '현실 적용'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김기환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는 "이제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이용자의 실생활을 직접 바꾸는 도구가 되고 있다"며 "오늘 소개할 기능은 모두 실제 스마트폰이나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 가능한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발표 초반에 '제미나이' 모델의 계보와 구글 AI 전략의 변화를 간략히 정리했다. 지난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해 이세돌을 이긴 바둑 AI '알파고'를 시작으로, 'AI 퍼스트'를 선언한 순다 피차이 CEO의 기조 아래 구글은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람다·알파폴드·팜·제미나이 시리즈로 이어지는 대형 모델 개발을 지속해왔다.

이 중 '제미나이 2.5'는 올해 구글 I/O에서 가장 주목받은 최신 버전이다. 김 매니저는 "'제미나이'는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모델군(family)'이며 '플래시', '플래시-라이트', '프로'처럼 목적과 성능에 따라 구분된다"며 "특히 '프로'는 복잡한 작업 수행에 강하고 플래시는 응답 속도와 비용 효율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제미나이의 실사용 예시도 이어졌다. 음성 기반 대화가 가능한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은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김 매니저는 "방 구조 변경을 고민하며 제미나이에게 영상을 보여줬더니 도면 개선 방향까지 추천해줬다"고 말했다.

김기환 구글코리아 매니저 (사진=구글코리아)

더불어 김 매니저는 '딥 리서치(Deep Research)' 기능도 소개했다. 이 기능은 복잡한 주제에 대해 AI가 조사부터 요약까지 전담하는 개인 연구 어시스턴트 역할을 한다. 텍스트 기반 질문은 물론 PDF와 같은 대용량 문서도 처리할 수 있으며 답변에는 출처와 인용 링크가 자동 포함된다.

그는 "기자처럼 정량적 정보 검증이 중요한 사용자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개인화 기능도 소개됐다. 구글 지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문서 등과 '제미나이'를 연동하면 이용자의 일정과 파일을 AI가 직접 분석해 맞춤형 안내를 제공한다. 일례로 문자 작성부터 전송, 일정 등록까지 음성 지시 한 번으로 일괄 수행할 수 있다.

창작 도구도 빠짐없이 언급됐다. '캔버스(Canvas)' 기능은 입력한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HTML 코드를 생성해 미리보기까지 지원한다. 또 '스티치(Stitch)'를 이용하면 개발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자연어로 앱 프로토타입을 생성할 수 있다.

영상 생성 AI '비오(Veo)'와 이를 기반으로 한 편집 툴 '플로우(Flow)'도 함께 소개됐다. '비오 3'는 음성 지시만으로 현실감 있는 장면을 생성할 수 있는 모델이다. 실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단편 영화 제작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플로우'는 이처럼 생성된 짧은 영상 클립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연결하고 프롬프트나 이미지 등을 활용해 이어지는 장면을 자동 확장해주는 타임라인 기반 편집 툴이다.

김기환 구글코리아 매니저는 "영상 생성의 완성도가 카메라 촬영과 구별되지 않을 정도"라며 "자체 워터마크 삽입과 감지 기술인 '신스아이디 디텍터'를 병행해 콘텐츠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 학생들 "AI, 우리들의 친구"…韓엔 없는 학생 혜택, 확장성엔 의문

이어 진행된 세션에서는 연세대학교 언론홍보학과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세 편의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구글과 학과 측이 공동으로 기획한 상반기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제미나이'를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상황에 맞춰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첫 번째 영상은 가족 구성원의 건강과 일상을 챙기는 보호자의 시점을 중심으로 '제미나이'를 활용한 사례를 다뤘다. 계란 알러지가 있는 아이의 급식 확인, 병원 면회 시간 계산, 복약 정보 검색 등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를 통해 AI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장면들이 담겼다.

두 번째 팀은 다이어트, 연애, 야근 등 청년층의 생활 속에서 AI가 일종의 동료처럼 대응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간식의 영양 성분 분석부터 고백 준비, 스트레스 해소 영상 추천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제미나이'가 단순한 정보 검색 도구가 아니라 개인화된 조언자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세 번째 영상은 캠퍼스 생활을 배경으로, AI가 복학생의 정보 격차를 메우고 실질적인 학업 보조 역할을 하는 모습을 담았다. 쇼츠 형식의 시리즈물로 구성돼 영상 집중도가 낮은 청년 겨냥했고 연동성 강점을 살려 유튜브·구글 문서·노트북LM 등 다양한 기능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연세대 언론홍보학과 학생 일동 (사진=구글)

학생들은 발표를 통해 "AI는 나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광고처럼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보게 만드는 도구로서 '제미나이'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김홍일 방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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