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의 습격?…美서는 '키싱 버그' 공포

헬스케어입력 :2025-07-11 10:55:31    수정: 2025-07-11 11:20:43

우리나라에서 여름철 불청객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확산돼 많은 불편을 겪은  가운데 미국 플로리다 주민들이 ‘키싱 버그(kissing bug)'라는 곤충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IT매체 기즈모도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리아토마 빈대'로 불리는 2∼3cm 길이의 이 벌레는 '샤가스병'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인체에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미 캘리포니아 공중보건부

최근 미국 플로리다대학, 텍사스 A&M 대학 연구진이 사람들이 거주하는 집 안에서 발견된 키싱 버그 샘플을 채취해서 조사한 결과 이 중 3분의 1이 샤가스 병의 원인인 ‘트리파노소마(Trypanosoma Cruzi)’ 기생충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의학 전문지 'PLOS 방치된 열대성 질환'(PLOS Neglected Tropical Diseases)’에 최근 소개됐다.

2013년~2023년까지 연구진은 플로리다 23개 카운티에서 발견된 키싱버그 300개 이상의 샘플을 수집했다. 이 중 3분의 1은 집 안에서 채취됐고 전체의 30%는 트리파노소마 기생충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또, 12개 카운티에서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지금은 희귀한 샤가스 감염병이 향후 미국 남동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키싱 버그의 공식 명칭은 ‘트리아토민(triatomines)’이다. 주로 사람의 입 주변을 물어 피를 빨아먹는 습성 때문에 '키싱버그'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됐다. 많은 키싱 버그들이 트리파노소마 기생충을 전파할 수 있지만,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종은 소수에 불과하다.

사진=위키피디아

샤가스병 감염자는 발열과 피로, 무력감, 구토, 식욕부진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겪으며, 정도가 미미하면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감염자의 20∼30% 정도는 호흡곤란, 가슴통증, 심장과 장기의 합병증으로 고통 받거나 드문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약 800만 명이 샤가스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 중 28만 명이 미국에서 발병했다. 미국에는 최소 11종의 키싱 버그가 서식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인간 거주지에 침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플로리다 주민들이 키싱버그에 의해 직접적으로 샤가스병에 걸릴 수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은 아니나 플로리다 지역이 샤가스병 확산에 필요한 조건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논문에서 "이는 미국 남동부 환경이 샤가스병의 (지역적) 전파에 적합하거나 트리라노소마 감염에 대한 인간의 위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김홍일 방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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