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전체 메모리는 빠른 속도와 비휘발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기술이다. 그러나 반복적인 작동은 메모리 '피로현상'을 일으키며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이 때문에 강유전체 메모리가 미래 반도체 대안으로 불리지만, 상용화는 어려웠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피로현상'의 핵심 열쇠를 찾아, 해결 방안을 제시해 관심이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은 반도체공학과 이장식 교수, 도현서 연구생(학부 3년) 연구팀이 오랜 사용으로 성능이 저하되는 ‘피로현상’을 겪는 반도체 부품을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강유전체 메모리 피로현상을 해결할 방법을 찾은 POSTEC 연구진. 왼쪽부터 이장식 교수,도현서 연구생(학부3년).
이 연구결과는 ‘IEEE 전자 소자 학회 저널(IEEE Journal of the Electron Devices Societ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강유전체 커패시터(전기를 저장하는 장치)'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에 주목했다. 이 부품 안에는 원자 수준의 작은 '산소 빈자리'가 있는데, 이것이 반도체 피로현상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산소 빈자리는 양(+)전하를 띠고 있어 반도체를 오래 사용하면 이들이 중앙으로 몰리게 된다는 것. 마치 사람이 피곤할 때 특정 부위에 통증이 몰리듯 산소 빈자리가 한곳에 뭉치면 반도체 성능이 점차 떨어졌다.
이장식 교수는 "주목할 점은 이 ‘피로 상태’에 있는 반도체에 순간적으로 높은 전압을 걸어주면 반도체 내부 구조가 재정렬된다는 것"이라며 "산소 빈자리가 다시 중성 상태로 바뀌고 고르게 분산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반도체는 마치 새것처럼 성능을 회복하게 되는데,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회복(recovery)’ 상태라고 명명했다.
이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 소자를 더 오래 쓰면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며 "특히 빠른 동작 속도와 신뢰성이 생명인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기기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교수는 또 “이번 성과가 강유전체 소재를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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